흑기사 관심거리

개인적으로 보고 또 봐도 흥미롭다.

놀란 감독의 배트맨 세계관에서 배트맨으로서의 자아성찰 가급적 배제.
배트맨 월드의 주축인 배트맨의 존재로서의 깊은 이야기거리도 가급적 배제.

영화는 거의 조커의 등장과 조커의 악행(?)의 묘사가 전부이지만
조커의 등장으로 인하여 고담이란 가상의 도시가 현실에서 얼마나 더 잔인하고 공포스럽고 무기력한 도시인지 보여주고 있다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이 영화는 칭송받아 마땅하지만,
이 영화는 거기서 한 발짝 더 나아간다.

비록 영화에서 뱃맨은 결과적으로는 조커에게 농락당했으며 패배하였지만,
뱃맨이 원한것, 감독이 그리고자 하던 것은 일개 영웅의 전투 담론과 승리에 의한 평화를 이야기하지 않는다.

영웅이 영웅으로서 이미지화되는 것은 
사람을, 도시를 악으로부터(또는 주인공의 적으로 부터) 지켜냈다는 것에 기반하여
영웅화 되는 것이나,
뱃맨은 그 길을 거부하고,
모든 죄악을 자신이 뒤집어 쓰고 스스로 영웅화의 길을 걷지 않는다.
그렇게 해서라도 고담시에 평화가 올 수 있다면
기꺼이 자신의 손을 더럽혀서라도 지켜내겠다는 의지.
진정한 영웅의 길을 가기 위하여 악인의 탈을 뒤집어 쓴다는 아이러니.

그렇게 하여 뱃맨은 암흑스러운 기사, dark knight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내용은 여름 한철 장사로 성수기를 누리는 블럭버스터 액션 히어로 장르와는 상당히 맞지 않는 내용이지만,
역설적으로 액션 히어로 장르에서 담아내기 힘든 내용을 놀란의 특유의 화법으로 담아 내어
액션 히어로 장르를 한 단계가 아니라 몇 단계 업그레이드 했다는 점은 정말 놀란이 아니면 힘들것 같다.

단, 요즘은 모든 히어로들이 자기 고민에 빠졌다는 건 흠 아닌 흠.